시골살이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말 진도의 하루

황비 2018. 10. 29. 09:20

진도에서 맞는 7년째 가을...지천명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이..난 그 동안 잘 살았고 어떻게 하면 앞으로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생각하다가 이런 생각 자체가 의미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자연은 종족번식이 생의 최대 목적인 것 같은데 자연의 일부면서 인간인 나는 종족번식에 실패하였음에 분명하다...그럼 종족번식 말고 생계 문제는 어떠한가...인간사회는 먹고 사는 수준이 천차만별이니 뭐라 규정하기 힘들지만 중요한 의식주를 살펴보면 옷은 넘쳐나고 식은..바다가 가까워 도시에선 먹기 힘든 값비싼 생선도 잡아서 원 없이 먹고 있으며...내가 잡는 건 아니고 작은아버지께서 잡아주시긴 하지만..ㅋㅋ..고기는 별로 안 좋아하니 못 먹어도 억울하지 않고 좋아하는 야채도 원없이 바로 뜯어 먹고 있으니 부족함 없고..식에 있어 남부러울 게 없네...주도..아직 대출금과 빚을 갚아야 하지만 잘 갚아나가고 있어 안정적이다...집이 아주 맘에 든다...솔직히 비싼 음식점에서 비싼 음식 공수 받아 대접 받으며 살고 비행기타고 여기저기 새로운 구경도 하고 놀러다니며 명품 걸치고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나의 의식주는 하찮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별로 그들이 부럽지 않다...게을러서 여행다니는 것도 귀찮고 명품 안 걸쳐도 나름 뒤쳐지지 않는 신체를 가지고 있어서 폼나고..주택은 혼자서도 너무 넓은

 30평 건물에 400평 넓이다...확장해서 생각하면 옆산 뒷산을 내 산이라 생각하면 수천평 될 듯...ㅋㅋ..자동차타고 원하면 우리나라 어디든 갈 수 있으니...그러나 게을러 안 간다...

오늘 나는 아침에 식거리 장만하는데 1시간 정도 썼다...야생에서 지 멋대로 자라 영근 야생녹두와 팥..익기전에 따야하는 토마토..익을 때까지 기다려 따면 민달팽이에게 뺏긴다..그리고 저절로 자란 쌈 야채...이런 것들을 만발한 메리골드 꽃구경하며 채집한다..한 때 이 삶을 무료하다 생각했다...영어단어라도 외우고 컴퓨터활용능력이라도 키워야 하는데 자격증이라도 하나 따야 하는데 그게 나의 발전이고 의미있는 보람찬 삶인데...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채찍질 했다...이 나이에 인생역전할 일 있나...먹고사는데 지장만 없으면 그런 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의식주 유지하는데 문제 없다면 먹거리 채집하고 길러먹고 사는 삶이 뭐 어떻단 말인가,,,영어단어 외우는 것보다 못할 것이 뭐란 말인가...그냥 이래 맘 편하게 유유자적 살다 죽을란다...남한테 해 안끼치고 사는 게 어디냐...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