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혁명 1 (수학)
난 15년 정도 학원, 학습지, 인터넷학습 교사로 초 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전과목을 다 가르쳤지만 주로 수학을 가르쳤다.사교육자이다보니 당연히 아이들의 인성 교육보단 지식 교육이 우선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정말 사람은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어떤 아이는 한 번 설명하면 이해하고 응용까지 해내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10번 이상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10번 이상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어떻게 이렇게 설명했는데 이해를 못하지? 하면서 이 아이가 나를 놀리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정말 이해를 못하는 거였다. 나는 아이들의 성적을 올려야 먹고 사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공부에 흥미가 없고 따라오지도 못하는 아이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아이를 억압해가며 이해시키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똑같은 문제에서 숫자만 바꾸어 가며 수없이 설명을 반복하며 풀 때까지 집에 가지 못하게 하였다. 10번 이상 그렇게 하니 결국 풀어내긴 하였다. 그러나 그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 그 문제를 못 풀 것이다. 이해하고 푼 것이 아니라 반복을 통해 기계적으로 푼 것이기 때문에..그래서 난 교육에 회의가 들었다. 공부에 관심없는 이 아이들을 이렇게까지 억지로 가르쳐야 할까? 먹고 살기 위해 15년을 사교육에 종사해왔지만 결국 일의 보람을 찾지 못하였다.
인터넷학습 교사로 일하고 있을 때 난 고향 진도로 내려왔다. 내가 정착한 마을에 내 또래 친구가 두 명 있었는데 그 친구들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친구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친구의 성격이 너무나 달랐고 아이들도 너무 달랐다. 한 친구네 자녀 둘은 공부머리가 있었다. 그런데 공부를 정말 안했다. 그래도 시골이다 보니 반에서 1등 한다고 했다. 그래도 공부를 너무 안하다보니 내가 올 때만이라도 하라고 과외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친구네 자녀 셋은 공부머리가 없었다. 그리고 공부도 정말 안했다. 난 공부할 의지가 없는 아이들을 억지로 가르치는 게 제일 싫었기 때문에 부모들에게 아이들에게 공부할 의지가 없다면 가르치기 힘들다고 사양했는데 친구들이 하두 부탁하여 두 집 자녀들을 모두 가르치게 되었다. 6개월 이상을 가르친 거 같다. 두 친구 아이들 모두 가르치기 정말 힘들었다. 공부를 정말 안하였기 때문이다. 도시 아이들보다 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이어서 내가 가르쳐온 아이들 중 공부 안하기로는 최고였다. 여러가지 설교를 하며 공부에 의지를 갖게 하려고 노력하였지만 나는 아이들을 설득하지 못하였다. 두 집안 부모들은 바빠서 아이들 학습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공부머리가 있는 집안 아이들은 그나마 나하고 있을 때라도 조금 공부를 하니까 성적이 조금 향상되었지만 공부머리가 없는 집안 아이들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결국 내가 포기하고 말았다.
내가 가르친 아이 5명이 모두 재각각이었다. 공부머리가 있는 집안 아이들 중 큰 아이는 수리쪽이 더 뛰어났고 어문은 6학년인데도 초등 2학년 수준이었고 작은 아이는 어문이 더 뛰어났다. 공부머리가 없는 집안 아이들은 수리 어문 다 못했지만 한 아이가 솜씨가 좋고 운동 신경이 뛰어났다. 나머지 두 아이의 재능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이 아이들에게도 남다른 재능 하나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부모가 학교가 사회가 그 재능을 찾아내고 발현하도록 도와주지 못할 뿐이었지...
시골 아이들은 도시 아이들보다 공부머리가 없는데 부모들이 신경을 못쓰다 보니 공부를 더 안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수업시간에 멍하니 있거나 잠을 자거나 한다. 도시 아이들도 아마 과반 이상이 수업시간에 선생님 설명을 듣지 않을 것이다.
특히 수학과목에 있어서 이런 상태가 두드러질것이다. 수학은 기초가 없으면 연산 실력이 조금 뒤쳐지게 되면 나아가기 따라가기 힘든 과목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초등 3학년 내지 4학년 때 구구단을 제대로 못외워 덧셈 뺄셈을 정확하게 못하여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나도 고등학교 때 수학에 흥미를 잃어 수학을 포기했었다. 기초가 없어서는 아니었다. 중학교 때까지 수학이 90점 밑이었던 적이 거의 없었고 고1까지도 못하진 않았는데 수학을 왜 공부해야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하고 흥미를 잃게 되면서 수학 시간에 난 딴 공부를 하였던 것이다.
사회에 나와서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인생살이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수학을 모든 아이들에게 그렇게 억지로 가르치는지 정말 모르겠다. 일상 생활에서 셈과 관련한 거 말고 수학이 쓸모 있을 때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수학을 통해 논리적 사고 능력을 향상한다고? 사고능력은 수학을 통해서만 길러지는 게 아니다. 수학보다 책을 읽으면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훨씬 더 인성적이다. 옛날에 선인들이 수학이 없어서 사고 능력이 부족하였나?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는 수학보다 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수학을 포기하고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일주일에 몇 시간씩 가르치면서 인생을 낭비하게 하지 말고 책을 읽고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게 하라고 하고 싶다. 제발 좀 수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을 제외하고 흥미를 갖는 아이들만 공부하게 하라.
수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포기한다. 수학만큼 아이들 간에 편차가 큰 과목도 없다. 그러나 교육은 이런 걸 신경쓰지 않고 획일적으로 이루어진다. 수학을 포기하는 다수의 아이들을 포기하고 말이다. 왜 교육은 변화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이런 희생을 강요하는가. 정말 안타깝다. 더 이상 인생에 도움도 안되는 수학을 위해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낭비하게 해서는 안된다.
나는 수학교육의 혁명은 인터넷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지식 전달을 인터넷으로 하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은 이제 변화해야 한다. 선생님들 중 실력이 좋은 분도 있고 없는 분도 있고 재밌고 이해가게 쏙쏙 잘 전달하는 분도 있고 없는 분도 있고 다양하다. 이러니 아이들에게 지식이 전해지는 효과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수학은 주관이 개입할 수 없는 완전 객관적인 과목이다. 그러니까 인터넷으로 실력이 좋은 선생님이 재밌게 설명하면서 수학에 대한 지식을 전달한다면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전달되고 좋지 않겠는가. 그리고 등급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1등급에서 10등급? 등급 수야 전문가들이 알맞게 정하면 될 터이고..운전면허 시험 보듯 역시 인터넷으로 시험을 보고 합격 여부를 가려 등급이 올라간다. 학교에선 일단 컴퓨터실을 만들어 놓고 같은 학년일지라도 컴퓨터실로 이동하여 수업하면서 자신의 등급에 맞게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개별적으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수학 학습을 진행한다. 선생님은 감독을 하면서 혹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이해가 안되는 아이들을 위해 개별적으로 다시 설명을 해 준다.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면 다른 과목으로도 늘려가면 될 것이다.
제발 교육도 변화하자. 교육은 100년 대계가 아니라 10년 대계이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 교육도 빠르게 변화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