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생로병사

럭키를 흙으로 보냅니다..

황비 2012. 11. 19. 13:03

  럭키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2012년 11월 19일 오늘 새벽인 거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 코피를 쏟았습니다..아니 코피가 아니었습니다.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습니다...약간 응고된 피도 나왔습니다...며칠 전에도 코피를 쏟았었는데...토하고 멈춘 뒤 괜찮았습니다...이틀 전 부터 밤에 안자고 웡웡대고 보금자리에서 꺼내달라고 해서 몇 번을 꺼내주었더랍니다...돌아다니면서 오줌도 싸고 똥도 싸고 다시 넣어달라해서 넣어주면 또 나오겠다고 웡웡대고 요새 건강상태가 안 좋아 낮에 밖에 안 내놓았더니 밤에 잠이 안 와 그러나 보다 했습니다...어제는 제가 있는 방에 들어와 케이지 안에 들어가 다소곳이 자고 있더라고요...멀쩡했습니다...평소처럼 산책도 하고...

 어제 아침에도 돼지고기 당근 호박을 넣어 삶아서 밥하고 비벼주었는데 잘 먹었더랍니다...그런데 과외가 있어 나갔다 왔더니만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습니다...조금있다 멈추길래 다시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여느 때와 달리 너무 기운이 없었습니다..그러더니 누운채로 오줌을 그냥 싸더라고요.....밥을 갖다 줘도 안 먹었습니다....편히 누이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주물러 주었습니다...잘 버텨달라고만 빌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전날 먹은 음식 다 토해놓고 눕혀논 그 자세로 싸늘하게 식어 있었습니다...입에 든 이물질을 빼내고 입도 억지로 벌려 기도가 열리게끔 한 후 경직된 몸을 열심히 주무르로 심장마사지도 했습니다...왠지 몸이 좀 부드러워진 거 같았습니다...열심히 주물렀습니다...그러나 숨을 쉬지 않네요...이 아이을 어찌 보내나...너무 안타깝고 슬퍼 엉엉 울었습니다...

 두 번 째로 내 눈 앞에 다가온 죽음이었습니다...정신을 차렸습니다...그래도 편하게 눈을 감은 거 같다 위로하며... 혹시 토할 때 내가 옆에 있어서 빨리 치워줬다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도 하면서...아이를 묻을 땅을 팠습니다...담담하더군요....땅을 파고 서랍장을 관으로 하여 마른 깨끗한 짚을 깔았습니다...

 다시 럭키의 얼굴을 보니 차마 묻기가 어려웠습니다...묻으면 영영 못 볼 터인데...하루만 더 기다려야지....혹시나...하는 마음에.......

묻을 생각을 하니 다시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전 죽음도 아름다운 것이다...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니..탄생만큼 신성한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의식하고 있는데 보내는 건 역시 쉽지 않습니다...

 왜 럭키가 이렇게 갔는지 원인을 너무 알고 싶습니다...처음엔 가끔 럭키가 사료 주변에서 얼쩡거릴 때 황비가 위협을 가해 상처를 준 적이 있는데 그래서 코피도 났나 싶었습니다...그런데 코피치곤 좀 양이 많았고 약간 응고된 핏덩이도 쏟아내는 걸 보곤 좀 이상해 했습니다...그러나 피가 멈추면 곧 괜찮아졌기 때문에 전 안 좋은 피 쏟아내고 건강해질 거야라고만 생각하고 다시 코피가 나지 않게 자극을 안 받게 조심만 했습니다...그런데 마지막엔 입에서 쏟아내는 걸 보고 코가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뇌에 출혈이 있었던 걸까요...가끔 황비가 위협할 때 눈에 핏물이 약간 고이곤 했었는데 눈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왜 이리 갔는지 원인은 알고 싶은데....

  그래도 많이 안 아프고 가서 다행이야...고통스럽게 가지 않아서 다행이야.....럭키야....하늘나라에서 평안하길 바라...인연이 되면 우리 또 만나자...엄만 럭키의 도도함이 너무 사랑스러웠단다...부드러운 너의 뽀뽀가 많이 그리울 거야....잘 가렴 아가야....엄마 잘 극복할게.. 너도 걱정말고 잘 가렴...아가야...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