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2012년10월 13일 토요일 나의 하루

황비 2012. 10. 13. 17:35

 오늘 아침 여섯시 쯤 눈을 떴다..그 때 쯤 동이 틀 무렵이고 울 강쥐들도 깨어 부산하게 움직임이 있는 때라 아무리 늦게 자도 일찍 눈이 떠진다..일어나자 이불을 개고(안 그러면 은비랑 알토가 영역표시를 해 댄다)...현관문을 열어 주었다...경쟁적으로 나간 울 강쥐들 여기저기 오줌과 똥을 싸기 시작...앞을 못 보는 럭키도 질 세라 현관 앞에서 오줌싸려다가 내가 안돼~하니까 나가서 담벼락에 오줌싸려다 다시 내가 안돼~하니까 내려가 마당에 싼다..ㅋㅋ..강쥐들은 말썽도 많지만 이렇게 내 말을 잘 듣기도 해서 난 정말 좋다...ㅎㅎㅎ....강쥐들 똥을 치우고 오늘은 물 때가 빨라 7시 30분 쯤 난 낚시 준비를 해서 까미를 데리고 출발~집은 그냥 열어놓고 간다...낚싯터엔 까미를 잘 데리고 간다..까미는 낯선 사람이 오면 잘 짖고 내 말은 잘 들어 낚시를 할 때 별로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반디는 식탐대왕이라 자꾸 미끼에 입을 갖다 대서 아웃~황비는 의외로 낯선 곳에서 무서움을 타서 아웃~까미가 자전거 태우기도 쉽고 말도 잘 들어 잘 데리고 다닌다..오늘은 무조리로 낚시를 갔다....선선한 가을임에도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다보면 땀방울이 송글...그래도 일부러 다닌다...내 일이 재택근무라 너무 집에서만 있어서 운동부족이 좀 심각하여...어떨 때는 숨쉬기도 쫌 답답할 때가 있다...심장이 얼마나 운동을 안 했으면 그럴까 하여 운동삼아 거의 매일 낚시를 간다...그러나 어찌 보면 낚시 중독 같기도 하다...어제 게를 낚다 놓치면 놓친 그 게가 눈에 아른거려 낚시를 가는 그런 식이다...욕심이지...ㅋㅋㅋ..그래도 즐겁고 건강한 욕심이라 요즘 그냥 제어하지 않고 내버려 두고 있다... 오늘 4킬로를 자전거로 달려 도착한 무조리에선 조과가 그리 좋지 않다...3시간 쯤 낚았을려나...놀래미 새끼 3마리 낚고 입질이 전혀 안 보여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놀래미 3 마리는 고양이 밥으로 주고..(들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집을 자주 들락거리는데 요 녀석은 내가 잡아다 준 물고기가 얼만데 밥 달라고 야옹거리긴 해도 나를 봐도 애교부리지도 않고 곁을 주지 않는다...그래..나한테 너무 의존하지 마라...겨울 되면 물고기 잡아다 주기도 힘들다...항상 스스로 먹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잃어버리지 말도록 하려므나...난 그냥 가끔 너에게 선식을 제공하는 좋은 사람이라고만 기억하렴...)...집 안 청소하고 나니 배가 출출...밥 먹으면서 반주 삼아  직접 담근 포도주 두 잔에 정신이 몽롱하다...혹시 감 먹으면 술 좀 깰까 하여 술 깨려고 뒷마당으로 달려가 감을 따다 울 강쥐들 쫌 나눠주고 나도 꿀꺽~

 

 

 

 

술 쪼금 취해서 행복이 업~~아~~난 시골살이가 너무 좋다...사실...오늘 잡초 제거에...쓰레기 정리에 할 일이 태산이었지만 아직 도시인 티를 벗지 못한 게으른 나는 술 두 잔에 집 안 일은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ㅎㅎㅎ...아마 술 기운에 일찍 잠이 들어 낼 새벽에 눈을 뜰 게다...그래도 좋다...눈을 뜨면 난 정말 진도로 이사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자기 최면이 아니고 정말 좋아~~일 안하고 3억 은행에 두고 그 이자로 생활한다면 더 좋겠지만..쩝...그 건 아직은 불가능한 일이니 접어두고 지금 누릴 수 있는 이 행복을 만끽하고 싶다....

 비파나무 싹을 옮겨 심으면서 10면 후엔 아니 그 보다 더 빠를 수 있고 한 그루에 5만원 정도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대를 하면서 그러면 40그루에서 200만원 정도 수익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난 비파나무 싹을 옮겨 심는다...옮겨 심은 비파나무에서 새 싹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하루를 산다...이렇게 사소한 것에 기뻐하며 아직은 시골살이가 지루하지 않고 너무 신기하다...

 이 건 내가 앞마당에서 캔 둥글레다...아직 많지만 이 만큼만 캐어 깨끗하게 씻어 말리고 있다...사실 쪄서 말리면 그 맛과 향이 더 좋다는데 게으른 난 우선 그냥 말리기로 했다...2차로 캔 둥글레는 쪄서 말릴 예정이다...기대하시라...쪄서 말리는 것도 세 번은 반복해야 하고 구증 구포하면 더 좋다는데...흠...난 세 번까지는 어찌 해 볼 예정이나 구증 구포의  정성은 장담 못하겠다...이 둥글레는 친구들에게 꼭 선물해야지....다짐이다..썩히지 말고 잘 보관해야 한다는...ㅋㅋ

 

할 일은 너무 많아 사실 외로울 틈은 없다...너무 일이 많아 탈이다...ㅋㅋㅋ....제대로 땅을 일구고 그 값어치를 하게 하려면 부지런해야 하는데 워낙 게으른 나는 놀기 바빠서...ㅎㅎㅎ...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은 거 같다...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때 행복한 게 아닐까 싶다...행복을 찾을 줄 아는 능력을 가진 나를 기뻐하면 난 하루를 산다...^^